한국 vs 일본 치매 관리 (초기증상, 의료체계, 예방법)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매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나라들로, 치매 관리 시스템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치매 초기증상에 대한 인식 차이, 의료 시스템의 구조와 대응 방식, 그리고 국민 대상 예방법을 비교해 봅니다. 두 나라의 치매 정책과 문화적 대응 방식의 차이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초기증상 인식: 한국과 일본의 문화적 차이

치매의 초기증상은 대개 기억력 저하, 언어 장애, 판단력 감소, 일상생활 수행 능력 저하 등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얼마나 빠르게 인식하고 대응하는가는 국가별 문화와 인식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치매라는 단어에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가족들조차 “나이 들어서 그런 거야”라며 증상을 무시하거나 숨기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병원 진단을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례가 많습니다.

반면 일본은 비교적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성숙해 있습니다. 일본 사회는 치매를 감추기보다는 ‘함께 사는 병’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도 치매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질 정도로 조기 인지와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한국도 최근 들어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활발히 벌이고 있으며, ‘치매 국가책임제’를 통해 조기검진 확대와 가족 교육 등 대응책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식 전환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며, 일본의 접근 방식을 참고해 볼 만합니다.

의료체계 비교: 대응 방식의 차이

한국은 2017년부터 ‘치매 국가책임제’를 도입해 전국에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하고, 기초검진에서 진단, 상담, 재활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항목에도 인지기능장애 선별 검사가 포함되어 있어, 고령자라면 누구나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문제는 진단 이후 관리입니다. 환자가 병원을 퇴원한 이후 장기 요양시설에 들어가기까지의 관리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며, 가족이 모든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많습니다. 또한 지역별 자원 격차가 커서 대도시와 지방 간의 서비스 수준 차이도 존재합니다.

반면 일본은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포괄적 케어 시스템을 통해 치매 환자를 지원합니다. ‘지역포괄케어센터(地域包括支援センター)’는 의료, 복지, 간병 서비스를 연계해 노인이 살던 지역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입니다. 또한 ‘치매 서포터 제도’라는 국민참여형 모델을 운영해, 일반 시민이 치매에 대해 교육을 받고 지역 내에서 치매 환자와 가족을 돕는 역할을 하도록 장려합니다.

예방법: 일상 속 실천법 비교

한국은 주로 치매 예방 운동, 영양교육, 인지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실천 중심의 예방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국 보건소와 치매안심센터에서는 뇌운동 체조, 손 운동, 치매 예방 체험관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온라인으로도 인지 훈련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반면 일본은 예방의 생활화에 성공한 사례로 꼽힙니다. 많은 시니어들이 매일 아침 지역 공원에서 함께 체조를 하고, 지역 주민센터에서는 무료로 두뇌훈련, 음악치료, 퍼즐 수업 등이 운영됩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고령자의 ‘사회적 연결’을 예방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사람들과의 교류가 치매 위험을 낮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치매 예방을 위한 ‘카페 치매’, ‘치매예방 게임’ 등 창의적인 프로그램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단순한 운동이나 학습을 넘어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통합적 접근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방 효과를 극대화하며, 무엇보다 참여자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치매 관리 시스템은 구조적으로 유사한 점도 많지만, 철학과 실행 방식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은 국가 주도의 체계 정비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사회적 인식과 지역 격차, 가족 부담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반면 일본은 지역 사회와 시민의 참여를 중심으로 치매를 ‘함께 사는 질병’으로 받아들이며 보다 인간적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도 단순한 질병 대응을 넘어서, 예방과 인식 개선, 커뮤니티 참여 중심의 접근을 강화해야 할 때입니다. 치매는 국가의 문제이자 개인의 삶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문화적 장벽을 낮추고 사람 중심의 케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입니다.